부모님께 집을 물려받을 때(상속)와 증여받을 때, 토허제 허가가 필요한 쪽은 어디일까요? 직관적으로는 "둘 다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사실은 대부분 둘 다 필요 없어요. 딱 한 가지 경우만 빼고요. 이 "한 가지"가 토지거래허가의 진짜 경계선을 보여주는 단서라서, 헷갈리기 쉬운 거래들을 직관과 반대되는 사실 위주로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 상속도 증여도, 대부분 허가가 필요 없어요
먼저 큰 줄기부터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며 집을 물려받는 상속은 토허제 허가 대상이 아니에요. 살아 계실 때 대가 없이 그냥 주는 무상 증여도 마찬가지로 비대상이에요. 여기까지는 직관과 같죠.
그런데 증여 안에서 길이 갈려요. 채무나 전세보증금을 함께 넘기는 이른바 "부담부 증여"는 허가 대상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 전세 세입자가 들어 있는 집을 자녀에게 주면서 그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까지 같이 넘기면, 자녀는 사실상 그만큼을 떠안는 셈이라 대가가 오간 거래로 봐요. 같은 "증여"라는 이름인데 한쪽은 비대상, 한쪽은 대상으로 갈리는 거예요. 부모-자식 사이 증여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이 차이를 먼저 짚어두는 게 좋아요.
▶ 결국 기준은 '대가가 있느냐'
위에서 부담부 증여가 왜 허가 대상인지 따져보면, 토지거래허가의 기준선이 선명해져요. 핵심은 "대가가 있는 소유권 이전인가"예요. 돈이든 채무 인수든,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소유권이 넘어가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쪽에 들어가요.
대가가 있어 허가 대상이 되는 거래는 이렇게 정리돼요.
- 일반 매매: 가장 흔한 경우, 당연히 허가 대상이에요.
- 매매예약(가등기 포함): 지금 당장 넘기지 않더라도 장차 사고팔기로 한 약정이면 대상이에요.
- 교환: 집과 집을 맞바꾸는 것도 서로 대가를 치르는 거래라 포함돼요.
- 부담부 증여: 앞서 본 대로 채무를 함께 넘기면 대상이에요.
여기에 대가가 따르는 신탁 취득도 허가 대상에 들어가요. 반대로 상속, 무상 증여, 그리고 전세·월세 같은 임차는 소유권이 대가를 받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서 비대상이에요. 임차는 애초에 소유권 이전 자체가 없으니 토허제와는 결이 다른 거래죠.
▶ 경매로 사면 허가도, 실거주 의무도 없어요
여기서 가장 의외인 대목이에요. 법원에서 진행하는 민사집행법상 경매로 집을 낙찰받으면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빠져요.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고, 토허제 매매에 따라붙는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아요. 부동산 거래신고법이 경매를 허가 대상에서 빼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점 때문에 2025년에는 경매가 토허구역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기도 했어요. 같은 단지를 일반 매매로 사면 허가에 실거주 의무까지 따라오는데, 경매로 받으면 그게 없으니까요. 압류재산 공매처럼 법적 절차에 따른 취득도 대부분 같은 이유로 제외되는데, 공매는 유형이 여러 가지라 건마다 확인이 필요해요.
다만 함정이 하나 있어요. 경매로 산 집 자체는 자유롭더라도, 그 집을 나중에 일반 매매로 되팔 때는 그 매매가 다시 허가 대상이 돼요. 들어올 때는 허가가 없었어도 다음 사람에게 넘길 땐 보통의 매매 규칙이 그대로 돌아오는 거예요. 경매를 우회로로만 생각하면 이 출구 단계를 놓치기 쉬워요.
▶ 같은 토허제 구역이라도 집 종류에 따라 갈려요
거래 방식만 따지면 끝이 아니에요. 어떤 집이냐에 따라서도 적용 여부가 달라져요. 서울은 25개 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그 안에서도 주택 유형으로 나뉘거든요.
아파트와 주상복합 중 건축물대장에 아파트 세대로 등재된 집은 허가 대상이에요. 반면 주상복합 안에 들어 있더라도 업무시설로 등재된 오피스텔 세대나 일반 오피스텔은 대부분 비대상이에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도 대체로 허가 대상에서 빠지는 편인데, 특수하게 지정된 구역은 예외일 수 있어요.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는 구역에 따라 적용이 갈려서 한마디로 묶기 어려워요. 같은 동네, 같은 토허제 구역 안이라도 내가 보는 매물이 아파트냐 오피스텔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얘기예요.
▶ 외국인·법인은 다르고… 정리하면
끝으로 사람·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짚어둘게요. 외국인도 국내 실거주 목적이라면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허가를 받으면 실거주 의무도 내국인과 똑같이 적용돼요. 반대로 법인이 주거용으로 허가를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반려돼요. 법인 내부의 분할이나 합병에 따른 소유권 변동은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고요.
여기까지 따라오면 처음 질문의 답이 자연스럽게 풀려요. 상속도 무상 증여도 비대상, 딱 부담부 증여만 대상이었던 이유는 결국 "대가가 오갔는가"라는 하나의 기준 때문이었어요. 매매·교환·부담부 증여는 대가가 있어 허가가 필요하고, 상속·무상 증여·경매·임차는 그 기준에서 벗어나 비대상인 거예요.
이 내용은 2025년 10월 기준 서울 토허제 규정을 바탕으로 정리했어요. 지역·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거래 전에는 관할 구청에서 확인하세요. 내가 관심 있는 단지가 토허제 구역인지, 거래와 허가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토허맵에서 단지별로 확인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