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도곡, 강남 3곳에 붙은 호가
압구정 현대8차 전용 111㎡(약 42평)가 "47억9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어요. 이 단지 같은 평형의 역대 최고가는 62억1000만원. 단순히 빼면 14억 넘게 낮은 호가예요. 직전 거래로 보이는 53억과 비교해도 5억가량 빠진 가격이고요. 515세대 규모의 압구정 현대 같은 랜드마크에서 이 정도 폭의 호가가 활성 매물로 잡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에요.
바로 옆 미성2차도 비슷한 흐름이에요. 전용 118㎡(약 45평)가 51억원에 올라와 있는데, 역대 최고가 62억5000만원 대비 18% 낮은 수준이에요. 흥미로운 건 이 단지는 직전 거래가도 62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와 같았다는 점이에요. 한동안 최고가 부근에서 거래되던 단지에서 그보다 11억 넘게 낮은 호가가 새로 나온 셈이죠. 911세대로 압구정 대표 단지 중 하나예요.
도곡동으로 넘어가면 타워팰리스3차가 눈에 띄어요. 전용 163㎡(약 62평) 주상복합이 48억9000만원에 나와 있고, 과거 최고가 62억과 견주면 21% 낮은 호가예요. 62평 대형 평형이라 절대 금액 자체가 크고, 직전 57억과 비교해도 8억 넘게 빠졌어요. 세 단지를 줄 세워보면 호가가 역대 최고가보다 18~23% 아래에 형성돼 있다는 공통점이 보여요. 강남구 평균으로 따지면 대략 20% 안팎의 격차죠. 압구정·도곡 모두 강남 토허제, 즉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이라 매수하려면 실거주 계획서를 내야 하고 취득 뒤 2년 안에 실제로 들어가 살아야 해요. 투자 목적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이죠.
▶ 반포 원베일리와 강동 명일현대
서초로 가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가 있어요. 전용 59㎡(약 24평)가 40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는데, 같은 평형 역대 최고가 49억5000만원 대비 18% 낮은 호가예요. 24평형이 40억대라는 점도 그렇지만, 2990세대 신축 대단지에서 이만한 격차가 보인다는 게 더 눈길을 끌어요. 직전 거래 47억과 비교해도 6억 넘게 낮고요. 서초 토허제 구역 안에 있는 단지예요.
마지막은 강동구 명일현대예요. 전용 83㎡(약 34평)가 14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 19억 대비 24%나 낮아요. 이번 주 다섯 곳 중 할인 폭이 가장 큰 매물이에요. 직전 18억3500만원과 비교해도 거의 4억이 빠진 호가고요. 절대 금액으로 보면 강남 세 곳과 자릿수가 다르지만, 역대 최고가에서 벌어진 비율로 따지면 오히려 가장 큰 셈이에요. 강동구도 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점은 강남·서초와 다르지 않아요.
▶ 최상급지에 급매가 나온다는 것
이번 주 급매 필터에서 저층을 빼고 활성 매물로 잡힌 서울 단지는 단 다섯 곳뿐이에요. 전국으로 넓혀도 28건. 급매 자체가 귀한 시장인데, 정작 서울에서 걸린 게 압구정·도곡·반포·명일 같은 대표 단지였다는 게 이번 데이터의 반전이에요. 보통 호가가 먼저 흔들리는 건 외곽이나 거래가 뜸한 단지인데, 이번엔 토지거래허가구역 한복판의 랜드마크들이 명단에 올랐거든요. 다섯 곳이 강남구·서초구·강동구에 흩어져 있다는 점도 한쪽 지역만의 일은 아니라는 신호로 읽히고요.
다만 숫자를 받아들일 때 짚어둘 게 있어요. 여기 적힌 금액은 거래가 끝난 가격이 아니라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호가예요. 비교 기준인 역대 최고가도 다른 시점, 다른 층에서 나온 거래일 수 있어서 같은 조건끼리 맞댄 수치는 아니에요. 매물이라 내일이라도 가격이 조정되거나 매물이 거둬들여질 수 있고요. 무엇보다 호가가 낮다고 그게 곧 저렴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같은 단지라도 층, 조망, 내부 상태에 따라 가격은 크게 갈리는데, 이 수치만으로는 그런 개별 요소를 알 수 없으니까요.
압구정 토허제 구역의 현대8차든 강동 명일현대든, 토허맵 급매 탭에서 자치구와 할인율을 걸어 단지별로 비교해 볼 수 있어요. 적어도 이번 주만 놓고 보면, 가장 단단하다고 여겨지던 강남 토허제 핵심지에서 역대 최고가와 18~24% 벌어진 호가가 동시에 떠 있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하게 읽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