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6월 8일~14일) 서울 토허제 허가는 1,141건. 전주 986건에서 155건, 약 "16%" 늘었어요. 그런데 더 눈에 띄는 건 총량이 아니라 그 안의 순서예요. 그동안 상위를 쭉 지켜온 외곽 자치구들은 숨을 고르고, 강남권과 그 옆 동네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거든요. 1위는 그대로인데 2위부터 아래쪽 판이 통째로 바뀐 한 주였어요.
먼저 짚어둘 게 하나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허가 건수는 구청 승인 완료 기준이라, 신청만 들어오고 아직 심사 중인 건은 빠져 있어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허가 없이는 계약 자체가 안 되는데, 이 숫자는 그 관문을 통과한 건들만 모은 거예요.
▶ 1위는 노원, 그런데 혼자만 뒷걸음
자치구별로 정렬해 봤더니 노원구가 120건으로 또 1위였어요. 다만 전주 129건에서 9건 줄어서, 상위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뒤로 물러난 곳이에요. 비율로는 -7% 정도. 함께 상위를 지켜온 동네들도 비슷한 흐름이었어요.
- 은평구: 79건 → 58건 (-27%)
- 강서구: 76건 → 61건 (-20%)
- 성북구: 87건 → 81건 (-7%)
노원·은평·강서·성북, 그러니까 그동안 서울 토허제 허가를 끌고 오던 외곽 축이 한 주 사이 나란히 둔화한 거예요. 노원이 절대 건수 1위 자리를 내주진 않았지만, 전체가 16% 늘어난 주에 혼자 줄었다는 건 무게가 다른 데로 옮겨갔다는 뜻이기도 해요.
▶ 강남권과 구로가 끌어올린 한 주
빠진 자리를 채운 건 의외의 조합이었어요. 증가율로 따져보면 서초구가 29건에서 65건으로 124% 뛰어 1위. 송파구도 47건에서 71건으로 51% 늘었어요. 강남권 토허제 허가가 같이 움직인 셈이에요.
증가 건수로 보면 주인공이 또 달라져요. 구로구가 48건에서 87건으로 39건이나 늘면서, 단숨에 노원 다음 2위로 올라섰어요. 폭으로 치면 이번 주 가장 크게 움직인 자치구예요. 그 뒤로 서대문구(39→65건, 67%), 도봉구(47→70건, 49%), 양천구(39→58건, 49%)가 줄줄이 50% 안팎으로 늘었고요.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는 점이 재밌어요. 강남권(서초·송파)과 서남권(구로·양천), 도심 인접(서대문), 동북권(도봉)이 제각기 다른 위치인데 비슷하게 늘었거든요. 특정 권역 한 곳이 끌어올린 게 아니라, 외곽에서 빠진 무게가 여러 갈래로 분산돼 들어온 모양이에요.
단지 단위로 보면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가 9건으로 뒤를 이었어요. 송파 리센츠처럼 새로 늘어난 자치구의 대단지에서도 허가가 꾸준히 잡혔고요. 다만 단지별 숫자는 워낙 변동이 커서, 한 주만 놓고 단지를 줄 세우는 건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워요.
▶ 이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목적별로 보면 1,141건 중 1,135건, 그러니까 99.5%가 주거용이었어요. 사업용이나 복지편익시설용은 다 합쳐도 한 자릿수라, 이번 주 서울 토허제 허가는 사실상 집을 사기 위한 허가였다고 봐도 무방해요. 이 비율은 거의 매주 비슷하게 유지되고요.
주거용 허가에는 취득한 뒤 2년 안에 실제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실거주 의무가 붙어요. 그러니까 주거용 허가가 늘었다는 건,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실거주를 전제로 한 매수 움직임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으로 읽혀요. 강남권과 구로 쪽에서 이 허가가 동시에 늘어난 점도 그래서 한 번 더 눈여겨볼 만하고요.
정리하면 이번 주 키워드는 '총량 증가'보다 '무게중심 이동'이에요. 노원이 1위를 지킨 건 맞지만, 그동안 같이 상위를 형성하던 외곽 자치구들이 동시에 둔화하고 그 자리를 강남권과 구로·도봉·서대문·양천이 메웠다는 게 핵심이거든요. 한 주짜리 변화라 추세라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1위만 보다가 놓치기 쉬운 변화가 그 아래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해요.
이런 자치구별 토지거래허가 흐름은 토허맵 허가 현황 지도에서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다음 주에는 이번 주 늘어난 구들이 자리를 굳히는지, 아니면 노원이 다시 격차를 벌리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